[부천 인물]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부천의 천재 시인 변영로를 찾아서

 

 

 

 

변영로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수주 변영로 시인과 부천의 인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이 시대한민국 학생이라면 수능시험을 대비해 한번 쯤은 보았을 , '논개' 입니다.

 

 

채명신 장군과 변영로 시인(1953)

사진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hae_Myund-shin_and_Byun-Yeong-lo.jpg

 

 

그런데 이 시를 쓴 시인 '변영로(卞榮魯, 1898~1961)'가 우리 고장 부천의 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계신가요?

 

수주 변영로 는?

 

3·1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영역하여 해외로 발송한 시인. 수필집 《명정(酩酊) 40년》은 매우 유명하며 이를 제외하고 주요 작품으로 《두만강 상류를 끼고 가며》, 《정계비(定界碑)》, 《논개》 등이 있다.

- 출처 : 두산백과 - 

 

 

변영로 시인의 호인 수주(樹州) 고려시대 사용하던 부천의 옛이름(樹州 : 나무고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부천에 이런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저는 오늘 낡은 자전거를 타고, 변영로 시인의 동상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변영로 시인의 동상을 찾아서...

 

 

 

변영로 시인의 동상은 특이하게도 부천에서 양천구로 가는 봉오대로의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도 상에서는 '고강지하차도'입니다. 오정동 OBS 방송국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였는데요, 초행길인지라 약간 헤매기도 했습니다.

 

 

사실 부천에는 아라뱃길로 이어지는 굴포천 자전거길을 제외하면 자전거 전용도로는 없고, 보행자 겸용 도로가 많아 아쉬운데요, 이쪽은 부천의 외곽인지라 비교적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져 있는 편이었습니다. 

 

 

열심히 달리다보니 부천의 특산물 중 하나인 마시멜로 밭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 무럭무럭 자라는 마시멜로들이 입맛을 다시게합니다~ 츄르릅~

 

저기 먼 발치엔 오정구청과 덕산 중학교도 보였습니다.

 

 

가는 길에는 중간중간 쉬어갈만한 벤치도 마련이 되어있었습니다. 또 중간 중간 보이는 표지판에는 각종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안내되어있네요. 오늘 찾아 갈 코스는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박물관이 부천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뿌듯해집니다.

 

 

변영로 시인 동상 발견!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지 약 30분 정도. 드디어! 변영로 시인의 뒷 모습이 보입니다~ (감동 ㅜㅜ)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는데, 뒷모습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동상 뒤로는 김포공항으로 착륙하려 고도를 낮추는 여객기도 보였습니다.

 

변영로 시인의 동상이 있는 이곳에는 꽤나 규모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행복해보이는 가족상과, 자전거 도시 부천을 알려주는 다양한 구조물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변영로 시인입니다. 시인이자 영문학자답게 책을 손에 들고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동상 앞에 있는 푯돌에는 시인의 일대기와 대표작인 '봄 비'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변영로 시인의 일대기

 

 

변영로 시인은 1918년 그의 나이 21세에 영시 '코스모스'를 발표하여 천재 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1919년에는 최초로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하여 다른 나라에 알렸고, 일제에 의해 중부서 지하 유치장에서 107일간 고문과 형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1924년 발간된 시집 조선의 마음에는 변영로의 대표작 '논개'가 실립니다. 직유와 상징의 수법을 통해 서정적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되는 이 시는 지금도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이 시집은 발간되자마자 일제로부터 판매 금지 및 압수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변영로 시인은 우리 민족의 저항을 보여주는 애국 시인이며, 부천 문학의 효시이자 자랑입니다.

그러나 그의 동상이 부천의 외곽에 있어 인적이 드물고,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오늘도 변영로 시인은 서울에서 부천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수 많은 이들을 맞이하며 시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가 쓴 시 '봄 비'로 글을 마칩니다.

 

 

변영로 <봄 비>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 나아가 보니

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

,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 나아가 보니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누나!

,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글 사진 : 정무경 (제3기 부천시블로그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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